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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더이상 얼룩이 번지지 않기를 -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를 읽고

마음에 가득한 얼룩을 지울 수 있다는 상상.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보고, 이뤄지면 좋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각 사람에게 얼룩덜룩 칠해진 상처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윤정은)

 

 

시간이 지나면 얼룩이 지워질 것이라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뒤돌아서면 푸념하고 얼룩에 색을 덧칠한다. 

 

진해진 얼룩은 자신을 휘감고 점점 퍼져간다. 작은 점에 불과했던 얼룩은 어느새 내 가슴을 채우고 이내 몸 전체를 뒤덮는다. 

 

넓고 진해진 얼룩을 보며 내 자신을 더욱 탓한다. 

 

“내가 실수해서 얼룩이 더욱 번졌어. 내가 제대로 하지 못해서 얼룩이 더욱 진해진 것 같아.”

 

스스로를 채찍질할 수록, 넓고 진해진 얼룩은 더욱 더욱 내 자신을 칠해간다. 

 

그때의 선택이 지금의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는 자책과 후회가 나를 계속해서 얼룩지게 한다. 

 

결국 내 자신이 얼룩이 되어간다. 

 

얼룩을 세탁기에 돌리고 지우고 싶다. 그 순간의 행동과 기억을  지우고 새롭게 나아가고 싶다. 

 

그 순간이 없었으면 나는 하얗고 깨끗한 상태일 것이라 생각 해본다.  

 

그러나 그렇게 까맣던 얼룩에도 밝은 색이 섞여있다. 단지 칠흑같이 어둡다고 생각했던 얼룩에 가리워, 보기 어려웠던 것이다. 

 

나는 일말의 작은 빛이라도 찾길 원한다. 얼룩 속을 들여다보니, 그래도 밝았던 순간이 있다. 

 

그때의 내가, 지금 볼 때에 후회의 선택을 했던 내가, 당시에는 웃으며 파릇파릇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가 그립다. 내가 사랑스럽다. 내가 보고싶다. 나는 나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내 얼룩을 지우지 않을 것이다. 그치만 주름지고 울어버린 내 마음을 다리고 다릴 것이다.  

 

더이상 과거에 살고싶지 않다. 후회의 시간은 이제 그만 보내야겠다. 

 

순간의 선택이 인생을 좌우한다고 하더라. 충동적인 나의 발걸음이 그 끝을 알 수 없는 칠흑같이 어두운 얼룩을 내 몸에 새겼다.  

 

그치만 나는 내가 칠해진 얼룩의 시간을 소중히 여길 것이다. 이 얼룩을 보고 지금 이 순간에 선택에 더욱 신중해 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프고, 아프지만 한발자국 내딛어 본다. 아픈 것도 결국에 살아야 느낄 것 아닌가. 

 

 

 

@한줄평 = 작은 얼룩을 덧칠하는 것은 결국 자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