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 카네기의 자기관리론을 읽고
대형 서점에 가면 베스트셀러를 모아둔 책장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요즘은 무슨 책이 인기가 많을까 천천히 둘러본다.
하나의 유행처럼 번진 유명한 일본 만화책, 어릴적 많이 읽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들, 마음의 위안을 주는 문학 작품들이 보인다.
베스트셀러에 올라온 책들 통해 요즘 우리네 인생의 고민이 무엇인 지 엿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위로하는 소설과 에세이를 찾고 있다. 과학과 기술이 발전해 인간의 삶이 보다 윤택해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지만 되려 사람들의 마음은 더욱 빛을 잃어가는 것 같다.
각자의 인생이 다르고 겪어온 발자취가 다양하기 때문에 상대방 혹은 다른 이의 마음의 아픔을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단지 그 사람이 마음 문제를 극복하고 싶어하고 이를 투영한 것이 베스트셀러의 순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와 함께 눈에 띈 책이 있다. 데일 카네기의 자기관리론이다. 워낙 유명한 책이기에 이미 들어봤지만, 주먹만한 두께에 읽을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치만 나 역시도 마음의 아픔을 가지고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싶었다. 무언가에 홀린 듯 자기관리론을 펼쳐서 서문과 목차를 한 줄 씩 천천히 읽어본다.
데일 카네기가 겪은 젊은 시절 고민들이 느껴진다. 그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100년 전이나 현재나 사람이 느끼고 겪는 걱정거리는 크게 다르지 않다.
걱정.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한다. 집 창문을 닫고 나왔을 까? 가스불은 끄고 나왔나? 등의 일상적이지만 어느덧 큰 불안을 가져오는 걱정부터 취직 걱정, 결혼 걱정, 집, 건강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걱정을 한다.
이런 걱정과 고민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우리를 괴롭게 한다. 시덥지 않던 고민은 어느새 불어나 나를 옥죄어오는 걱정으로 발전한다.
고민에 고민을 더하고 살을 붙여 점점 극한으로 몰아간다. 최악의 상황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나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불안이 몰려온다.
이는 자신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고 무기력하게 만든다. 한번 시작된 고민과 걱정은 끝을 모르고 지속되고 자신을 괴롭힌다.
밤에 잠을 잘 수 가 없다. 걱정이 내 머리속에 자리잡고 나를 흔든다. 너는 안돼, 너는 틀렸어, 너의 인생은 망했어.
스스로 찌르고 때리고 죽인다. 자신에게 짓밟힌 마음은 일어날 힘이 없다.
“하루를 충실하게 보내라.”
너무나도 자주 들었고, 그렇기에 익숙하고 아무런 감동도 주지 못했던 말이다.
그러나 자책감과 외로움, 무기력에 빠져 인생의 밑바닥을 본 사람에게는 다르게 들릴 수 있을 것이다.
마음에 강렬하게 박혔다. 나는 오늘 하루를 어찌 보냈는지, 허루투 시간을 사용했는지 고민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나는 내 자신이 나를 좀먹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마음 속의 걱정은 더욱 큰 걱정을 가져오고, 이는 스스로를 죽이는 일이라고 깨닫게 되었다.
“우리의 인생은 우리의 생각대로 만들어진다.”
무언가 세상 이치를 깨달은 느낌이다. 나를 아프고 힘들게 했던 고민과 걱정, 생각들은 실제 나의 인생을 그렇게 만들었다. 이제는 방향을 바꿔야할 시간이다. 나는 깨달았다.
자기관리론에 나오는 내용은 어린 시절 읽었던 자기계발서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걱정을 접고 바쁜 하루를 보내라. 피할 수 없으면 받아들여라. 나의 행복을 위해 남을 도와주고 행복을 찾아라 등 어린 시절 수없이 듣고 읽었지만 아무런 느낌이 없던 말들이 새롭게 다가왔다.
과거에 나였다면, “별 내용 없네, 다들 똑같은 말만 하고 실용적이지 못하다”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상황과 환경이 달라지니 이런 실질적인 조언이 또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이후 책을 읽는 순간은 너무도 빨리 지나갔다.
오늘도 걱정을 내려놓고 바쁜 일상을 보내기 위한 연습을 한다. 걱정은 불쑥불쑥 나를 찾아오지만 이내 떠내려간다.
나를 괴롭게 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보다 쉽게 마주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별 것 아니던 고민과 걱정에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그치만 나는 그 시간을 통해 한번 더 성장했다. 아깝다면 아까울 수 있다. 그치만 얻은 것도 많기에 행복하다.
@한줄평 = “하루에 충실하고 바삐 움직여라, 걱정이 너를 괴롭힐 틈을 주지마라” 이것은 뻔하지만, 모든 성공한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자기관리의 정수다.